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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한우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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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 상당 한우세트] 은석 [페이스북]

|관리자

|2021-12-06

|943

2004년 11월에 결혼을 했어요. 결혼전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히고 살던 제가
정말 사랑하나 믿고 덜컥 홀 시할머니, 홀 시아버지에 미혼인 시누이, 시동생까지
사는집에 덜컥 시집을 갔네요!
사실 저만 잘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이 컸지만, 생각보다 신혼부터 삐걱이고
연세가 많은 시할머니와 갈등이 점차 심해졌어요.
그러던중 결혼 후 첫 명절 설날이 되었어요.
정말 미혼일때 명절은 친척집에 가서도 늦잠자고 일어나서 밥 먹으라고 할때까지
늘어졌는데, 결혼후 명절은 며칠전부터 장보고 음식하는 당일날에도 새벽부터
발을 동동거려야하는 입장으로 바뀌더라구요.
특히나 7남매의 장남이고, 장손이였던 시아버지와, 또 장손인 우리 남편
알만하죠?
그렇게 그런 제사에 한우는 빠질수 없는 소중한 재료였죠.
아무것도 모르는 저를 재래 시장(당시 경동시장)에 손수 손을 잡고 같이 장을
봐주셨던. 할머니
특히나 차례음식은 정성이라고, 특히나 국거리, 산적거리용은 수입육이 아니라
우리 한우로 사야한다고
젊은 사람들 가면 잘 몰라서 싼것만 찾아서 수입육 쓰는데, 그러면 맛이 덜하다고
소윗말로 귀에 딱지가 올라올 정도로 옆에서 당부하고, 알려주시던 할머니!
그렇게 정육점에서도 몇번이나 "우리 손주 며느리인데, 앞으로 여기 자주 올테니깐
한우 국거리랑 산적 좋은놈으로 주시오"라며 정육점앞에서도 한참이나, 빛깔이나
마불링, 부위등을 설명해주셨던 할머니
한해 한해 고기 보는 눈이 생기면서, 어렵던 할머니와의 관계도 따뜻해지고
제가 혼자 장을 봐서 보여드리면 "딱 좋은걸로 샀네, 이걸로 국 끓이면
국물이 진하겠어. 산적 맛나겠어"라며 폭풍 칭찬을 해주신 할머니!
사실 어색하고 어려웠던 관계였지만. 그래도 철모르고 부족한 손주 며느리가
내심 불안하셨는지 직접 데리고 다니며, 알려주셨던 할머니 덕에 이제는 제법
한우좀 고를 줄 아는 주부가 되었네요.
이제 할머니도 추억의 한부분에 계시는 분이 되셨지만, 저 하늘에서도 차례나
명절때마다 할머니 당부대로 한우 좋은걸로 사려는 제 마음이 들리겠죠!
 
#한우#한우사랑